[이실장의법률사무소이야기#25] 내 강아지를 돌려줘(이혼시 반려동물)
작성일 26-04-01 06:40본문
요즘은 반려동물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부르는 게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됐다. 1인 가구가 늘고, 아이 대신 강아지를 키우는 부부도 흔해졌다. 펫팸족이라는 말이 생겼고,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가 생겼고, 동물병원 중환자실이 생겼다. 사람들은 강아지가 아프면 밤새 옆에 앉아 있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말로 반려동물의 죽음을 표현한다.그런데 법은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현행 민법은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다. 사람도 아니고, 별도의 법적 주체도 아닌, 유체물.동물보호법이 생기고 보호 기준이 생겼지만, 법정에서 반려동물은 반려동물 여전히 재산이다. 누군가의 개가 다치거나 죽었을 때 법원이 따지는 건 치료비, 교환가치, 재산적 손해다. 그 개가 주인과 얼마나 긴 시간을 함께했는지,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는 법으로는 계산할 수가 없다.나는 그 간극을 최근 요 몇년간 이혼사건을 보며 많이 느끼고 있는 중이다.그녀는 무척이나 강아지를 좋아했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유기견센터에 봉사를 다니곤 했는데 2019년 가을 그녀는 초코를 만나게 되었다. 갈색 털에 귀가 조금 반려동물 접힌 작은 강아지 사람이 다가오면 겁이 많아서 꼬리를 내리고 구석으로 파고들던 초코는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도 까다로운 편으로 통했다. 안기는 걸 싫어하고,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다. 누군가 손을 뻗으면 몸을 움츠렸다.그녀는 유독 초코에게 마음이 쓰였다.그녀는 초코가 경계를 풀 때까지 조용히 시간을 가지고 기다렸다. 몇 주가 지나서야 초코가 먼저 다가와 그녀의 무릎에 코를 갖다 댔다. 그녀는 그 순간 숨을 참았다고 했다. 괜히 움직이면 도망갈까 반려동물 봐.계절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초코는 천천히 그녀를 기억했고, 센터 문이 열리면 다른 개들보다 먼저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 이름을 부르면 귀를 세웠다. 잠들 때는 그녀의 발등 위에 턱을 올려놓았다.당시 그녀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이었고, 의논 끝에 그해 겨울, 초코를 입양하기로 결정하였다.이듬해 봄 그녀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였고 셋은 가족이 되었다.하지만 그녀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남편의 외도 때문이었다. 그녀가 남편의 외도를 알게된 그 반려동물 날, 두 사람은 크게 다퉜고, 남편은 오히려 사과 대신 힘으로 그녀를 집에서 밀어낸 후 집 비밀번호를 바꿔버렸다. 외도를 한 것은 남편인데 오히려 그녀가 집에서 쫒겨난 것이다.2023. 10월 남편의 외도로 인해 그녀의 결혼생활은 1년 3개월 만에 파경을 맞이했다.그녀는 남편에게 초코를 돌려달라 요구했지만 남편은 꿈쩍도 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이혼소송을 하며 위자료와 재산분할로 초코의 돌려달라 청구를 하게 되었다.그녀는 남편의 외도와 함께 혼인 전부터 반려동물 자신이 초코의 보호자이고, 입양신청서도 그녀의 이름으로 되어있으며 동물등록도 그녀의 명의로 되어 있다. 그렇기에 초코는 그녀의 특유재산이므로 남편은 그녀에게 초코를 돌려줄 의무가 있다 주장을 하였다.남편은 맞섰다. 입양은 둘이 함께 논의해서 결정한 것이고, 명의만 그녀 이름으로 했을 뿐이라고 했다. 입양 이후 사료비, 의료비, 미용비를 자신이 모두 부담했고, 산책과 실질적인 돌봄도 자신이 맡았다고 했다. 기여도가 그녀보다 높거나 적어도 동등하다고 했다. 거기에 현재 초코를 자신이 반려동물 돌보고 있고, 이미 지금 환경에 적응해 있으니 현상 유지가 반려견 복지에도 맞는다고 덧붙였다.결국 이 사건은 조정으로 마무리됐다.남편은 그녀에게 위자료 1천만 원을 지급하고, 초코를 돌려주기로 했다. 대신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는 남편이 초코를 돌보되 초코의 유치원비는 남편이, 의료비는 반반. 이혼한 부부가 아이의 양육권과 면접교섭을 나누듯, 두 사람은 초코에 대해서 그렇게 합의를 하였다.만약 판결로 갔다면 법원은 반려견을 일방에게 귀속시키고, 상대방에게 1/2 지분 상당의 가액을 반려동물 지급하도록 명하는 방식으로 판결을 내렸을 것이다.정부는 2021년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는 취지의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채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그리고 22대 국회에서 동물을 물건에서 제외하고, 반려동물의 상해나 사망으로 인한 소유자의 정신적 손해를 명시적으로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발의하였으나 법안은 아직 계류 중에 있다.민법상 물건으로 취급되는 반려동물..반려동물을 가족이라 부르는 세상에서, 법은 아직 그 말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사진을 클릭하시면 전화로 연결됩니다.


